시크교사원 총격사건 추모 물결…팰러타인에 2천여 명 모여 집회
위스콘신주 밀워키 교외의 시크교 사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가 인근 도시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밤 밀워키에서 한시간 거리에 있는 시카고 교외도시 팰러타인의 시크교 사원에서 종교와 문화를 초월한 2천여 명의 추모객이 모여 철야 기도회를 가졌다. 팰러타인 시크교 사원 신자들은 희생자 추모를 위해 찾아온 외부인들을 그들의 성지로 맞아들여 따뜻한 차와 채식 식단으로 식사를 대접하고 교리를 나누었다. 지난 5일 밀워키 인근 오크 크리크의 시크교 사원에서 총기를 난사, 6명을 살해하고 경찰에 의해 사살된 웨이드 마이클 페이지(40)는 백인 우월주의에 심취한 전역 군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팰러타인 시크교 소사이어티의 라비 싱(28)은 “이번 사건은 단지 시크교도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시카고대학 메디컬 센터의 마취과 의사인 싱은 “나는 시카고에서 태어나 시카고에서 성장했고 시카고 스포츠 팀을 열렬히 응원하는 매우 평범한 남자”라며 “그러나 사람들은 내가 시크교도로서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착용하는 머리의 터번과 긴 턱수염만 보고 나를 이질적 존재로 단정지으려 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사람들은 우리를 아랍인 또는 무슬림으로 자주 오해한다”며 “우리에 대해 거리감과 공포감을 갖는 것은 시크교가 평화를 지향하는 종교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크교 지도자들은 “우리는 유일신을 섬기며 겸손과 이타주의, 남녀평등을 지향한다”면서 “각각의 종교는 하나의 신을 향해가는 각기 다른 여정이라는 것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팰러타인 사원에 모인 시크교도들은 위스콘신 총격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와중에 교리의 엄격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들은 추모 기도회에 꽃과 촛불, 그리고 사건현장 희생자들의 사진을 허용하지 않았다. 팰러타인 사원 대변인은 “우상 숭배로 비칠 수 있는 행동을 가능한 한 삼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일리노이 휘튼시의 시크교 커뮤니티 센터와 시카고 북부 리틀 인디아 지역의 사힙사원에도 시크교도는 물론 기독교인과 유대인, 힌두교도, 몰몬교도 수 백명이 함께 모여 추모 집회를 가졌다. 추모객들은 “각자의 신념 때문에 분열이 이는 사회가 아니라 각기 다른 외모와 종교의 벽을 넘어 함께 할 수 있는 사회를 희망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미국의 시크교도는 시카고 일원에 1만~1만5천명, 전국적으로 약 25만 명(2007년 기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